이름으로 살펴보는 포스트바이오틱스 - feat. 유산균

사람들은 평상시 집에서는 변비 개선 혹은 면역력 증강이 되기를 믿으면서 유산균을 먹고, 아파서 병원에 가면 항생제를 처방받는다. 항생제를 처방받을 때도 유산균을 같이 먹으라고 하는 경우도 종종 보곤 한다. 항생제와 유산균, 그냥 같이 먹는 제품의 관계만큼의 공통점만 있는 것일까?

이름으로부터 둘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항생제는 antibiotics, 유산균은 probiotics이라고 쓴다. 그리고 두 단어는 모두 biotic이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 anti는 fighting, killing 등을 뜻하고 biotic - bios는 생명체를 뜻한다. 결국, 항생제(antibiotics)는 어떤 생명체를 죽이는 일을 하는 약이고, 그 대상은 박테리아다. 반면, 유산균(probiotics)에서 pro는 for(-을 위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결국, 살리려는/도움이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아마도 그 까닭에, 항생제를 먼저 먹고 일정 시간 경과 후 유산균을 먹으라고 하는 것으로 본다. 하나는 균을 죽이는 약이고, 다른 하나는 오히려 균을 늘리려는 것이니까 - 물론 좋은 균을. 균을 죽이는 약이 선택적으로 나쁜 균만 죽일 수 없을 것이기에 일단 죽이고 (항생제), 다시 좋은 균(유산균)을 주입하는 방향인 것 같다.

일단 균은 없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닌가?

음식물 또는 외부로부터 균이 자연스럽게 우리 몸으로 들어가게 되면, 보통은 위에서 강한 위산으로 인해 죽는다고 한다. 그리고 극히 일부가 소장과 대장에 전달되고 주로 대장에서 균들이 서식하게 되는데, 이 균들간에도 좋은 균과 나쁜 균의 역할이 나뉜다고 한다. 보통 이 세력간의 균형이 맞아야 건강하고 불균형하면 장이 탈이 나는 것이라는데, 아마도 그래서 TV 광고를 보면 유산균 광고에 “장균형”이라는 말을 유독 강조하는 듯하다. 유산균은 이 아군의 균의 힘을 키워주는 역할을 하는데, 마찬가지 논리로 보면 몸에 좋다하더라도 과하면 역시 탈이 날 것 같다.

유산균에도 여러 종류가? 이름이 많은 것 같은데?

앞서 말한 단어로부터 다시 살펴보면, 현재 우리한테 소개되는 유산균의 종류는 네 가지로 분류된다. 그러나, 유산균은 우리가 알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에 국한 될 것이며, 나머지는 그와 연관된 제품 혹은 파생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를 구분하기 위해 세대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것 같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상술 같다. 왜냐하면, 일반인들에게는 이름만으로는 어떤 것이 더 좋은 것인지 느낌을 쉽게 전달해주기는 어렵다. 단어부터 유산균이라는 단어가 쉽지 프로바이오틱스라는 단어가 쉬울까? 인터넷만 좀 찾아봐도 프로바이오틱스라 쓰는 대신, 프로바이오스틱이라는 말도 돌고 돈다. 그만큼 단어 자체가 낯설고 외우기도 어렵다는 뜻이 되겠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유산균이 더 좋은 것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그런데, 숫자를 붙여주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어떤 것이 더 최신형인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즉, v1.0 보다 v2.0이 신식이라고 인식하게 되면, 사람들은 동일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v1.0보다 v2.0을 택하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 논리가 상업적으로 적용된다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1세대 유산균보다 4세대 유산균이라고 홍보하면 그쪽으로 더 마음이 기울게 될 것이다.

  • 프로바이오틱스
    • 우리가 일반적이라고 생각하는 유산균
    • pro + biotics
    • 사람들이 1세대라고 명명
  • 프리바이오틱스
    • pre(~앞의) + biotics
    • 전문가들이 설명하는 것을 들어보면, pre + probiotics에 가깝다.
    • 즉, 유산균의 앞에 위치하는 것 = 유산균의 먹이
    • 유산균도 장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인만큼, 유산균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 올리고당, 식이섬유류
    • 소화되지 않고, 유산균에 의해 발효됨 (즉, 유산균 없이 단독은 별 효과 없다고 함)
    • 사람들이 2세대라고 명명
  • 신바이오틱스
    • syn(함께) + biotics
    • 프리와 프로를 뭘 따로 섭취하냐면서, 합쳐 놓은 버전
    • 사람들이 3세대라고 명명
  • 포스트바이오틱스
    • post(~이후의) + biotics
    • 유산균의 후산출물 즉, 유산균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추려놓은 것 (최종 대사 산물로, 박테로이신, 뷰틸레이트 효소, 아미노산 등)
    • 사람들이 4세대라고 명명

 

집에 있는 유산균 실사

실제로 먹고는 있었지만, 솔직히 무슨 유산균인지도 모르고 먹고 있었다. 집에 있는 유산균은 몇 세대인가?

종XX 유산균을 먹고 있는데, 옆면에 써 있는 문구는

SYN BIOTIC formula 신바이오틱스란?
유산균과 유산균의 생장을 돕는 먹이(부원료)를 함께 배합한 유산균 포뮬러

그냥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3세대 신바이오틱스 유산균이었다!

주요 포스트바이오틱스에서 광고하는 포인트

주로 아래와 같은 점들을 어필하는 것으로 보인다.

  • 우리가 만드는 균이 이런 저런 이유로 우수하다.
  • 장에 배달되는 최종 산출물만 추려 만들었다.
  • 프리 + 프로 모두 포함하고 있다.
  • 우리는 유산균 양이 많다.

 

나도 포스트바이오틱스로 넘어가야 하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 잘은 모르지만, 균형이 중요할 것 같은데 혹시 균형을 깨뜨리지는 않을까? (있을 수 있는 부작용으로 설사, 복부팽만 등이 각 제품 홈페이지 및 기사에서도 간혹 발견되는 것 같다.)
  • 비교적 신제품 군이라 그런지 비싸다.
  •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지금 먹는 신바이오틱스 제품이 달고 맛있다.

일단 지금 먹는 제품에 더 머무를 것 같다. 그런데, 포스트바이오틱스 다음 제품의 이름은 무엇을 달고 나올까? 왠지 한동안 뉴/울트라 등의 단어가 추가로 붙은 이름이 될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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