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생각하는 법을 닮은 툴 - Roam Research와 Obsidian

    에버노트와 베어, 율리시즈 등으로부터 노션에 이르기까지 많은 노트 관리/작성 앱들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 트렌드로 떠오르는 노트 앱을 꼽는다면 Roam Research와 Obsidian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다른 노트들과의 핵심 차별성: 백링크 > 태그 > 폴더분류

    초기에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임의 분류 체계에 의존했지만, 폴더 기반의 분류에 더해 태그 혹은 키워드로 검색 기능을 강화해 왔다. 사실, 문서 저장은 쉽고, 검색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우선, 저장되어 있는 문서량이 많아질 수록 어떤 문서가 저장되어 있는지부터 알기 어렵다. 태그 혹은 키워드는 문서를 검색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만, 저장할 당시에 어떤 키워드를 사용했는지 사실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문서량에 비례하여, 평범한 키워드로는 검색의 품질이 떨어진다. (너무 많은 문서가 검색될 것이므로)

    즉,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반복되었다.

    • 태그를 부여한다.
      • 나중에 같은 태그의 문서가 너무 많이 나온다. (변별력 저하)
    • 검색 품질을 좋게 하려면, 그 태그가 희귀할 수록 좋다고 생각하게 된다. - 평범한 태그를 부여하면 나중에 찾기 어려우니까, 다른 태그를 주자!
    • 그러나, 희귀한 태그는 기억하기 어렵다. (나중에 그 태그로 검색할 생각조차 하기 어려움) - 그 태그가 뭐였더라? 심지어 특이한 태그를 달았던 사실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 여러 개의 평범한 태그의 조합을 검토하게 된다. - 경험에 따라, 평범한 여러 개의 태그르 복합으로 사용하자고 생각한다.
    • 어떤 태그를 사용해야할지 갈등된다.
    • 태그의 구조적 특성상 최대한 한 단어 위주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올바른 태그를 생각해냈다 치자. 그런데, 이 문서와 관련이 있는 문서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또다른 태그를 생각해 내거나, 내가 찾은 문서에 태그 정보들이 함께 기록되어 있지 않는 한, 정보는 파편화된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정보의 유기성을 개선하고자 사용되는 방식이 백링크 방식이다. 백링크는 문서의 링크가 역방향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물론, 어떤 방법으로 하더라도 자동화는 되지 않는다. 결국, 지식의 퀄리티는 내가 얼마나 신경써서 가꾸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백링크를 적용하더라도 동일하다.

     

    생각의 흐름과 닮은 기능: 가지치기, 분기

    우리가 어떤 주제에 대해 생각을 하거나, 말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 주말에 영화 볼까?
      • 넷플릭스에서 볼만한 영화는?
        • 넷플릭스란?
        • 영화란?
      • 이번 주 극장 상영작은?
        • 어느 극장이 좋을까?
        • 요즘 영화 티켓은 얼마나 하지?
          • 영화 티켓 예약 방법은?
            • 영화 티켓 할인 방법은?

    이런 식으로 생각의 가지가 분화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트리 구조와 같이 작성한 문서는, 탐색도 트리구조에 맞춰 이뤄질 것이다. 의미를 부여할 곳에 표시를 하는 것은 동일하다. 해시태그 혹은, [[내용]] 형태로 표시하면 된다. 요즘 노트 앱들은 이와 같은 표기 방법을 채택하여 백링크를 표현하고 있다.

     

    생각 연결하기/ 모으기

    위와 같이 해시태그를 달거나, 백링크를 달아놓게 되면, 툴들이 연관정보를 따로 모아서 보여준다. 얼마나 많은 키워드가 공유되고 참조되는지가 곧 인기도이고, 현재 문서와 다른 문서가 같은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다면 이 두 문서는 서로 연결된 지식이다.

     

    Roam Research와 Obsidian 비교

    두 앱은 기존의 노트앱들이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게 해주는데 포커스를 두고 있기 때문에, 정작 이 정보를 효과적으로 검색하거나 활용하는데 있어서는 제약이 있다는 점을 개선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목적을 지녔다 볼 수 있다. 그러나, 막상 두 노트앱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실제로 두 앱을 사용해 봄으로써, 나에게 맞는 툴을 선택할 수 있다.

     

    공통점

    • PKM(Personal Knowledge Management) 시스템을 구축하는 툴로서, 지식의 체계화를 돕는데 훌륭하다.
    • 콘텐츠 사이의 문맥을 잇는 도구로, 링크와 백링크를 사용하도록 권장한다.
    • 내 지식/콘텐츠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지식 그래프(knowlege graph)를 제공한다.

    링크와 백링크를 작성하는 관점에서는 얼핏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실제 내용을 작성하는 사용자 관점에서 느끼는 점/ 만족도 등은 의외로 차이가 클 수 있다.

     

    사용 환경

    Roam은 이 글을 작성하는 2021년 8월 기준으로 웹 애플리케이션만 제공하고 있다. 별도의 앱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환경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바꿔 말하면, 네트워크만 연결되기만 하면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용 앱이 따로 있다면 오프라인 모드에서 글을 작성 후, 네트워크가 연결되면 다시 동기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늦은 반응 속도를 보이거나 데이터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용 앱이 없어서 매번 웹사이트에 들어가는 수고로움은, 브라우저 바로가기 등으로 해결하면 된다. 웹 환경이기 때문에 주는 장점은 장비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데이터도 Roam에 저장되기 때문에 계정간 데이터 동기화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Obisidan은 별도의 정식 모바일 앱은 지원하지 않았고, 유료 회원(스폰서)들에게만 테스트 모드로 앱을 사전 공유해 주고 있었으나, 최근에, 정식 모바일 앱이 공개된 것으로 보인다. sync와 관련하여 유료로 비용을 지불하면, 데이터를 서버에 동기화 할 수도 있고, 오프라인 앱이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데이터 디렉토리들을 동기화 시켜도 된다. 즉, Dropbox, Google Drive, icloud drive, One drive 등을 검토할 수 있다. 윈도우즈, 맥, 리눅스 등의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지원한다.

     

    비용

    Roam의 비용은 결코 저렴하지 않아 보인다. 물론, 잘 활용하면 그 값어치를 할 것이므로 비용을 지불한 만큼 열심히 쓰면 된다.

    Obsidian의 경우, 최근에 정식 모바일 앱까지 출시하면서 그나마 멤버십 구입에 들어갈 만한 비용마저 사라진 상태가 되었다. 이제는, Obsidian 자체의 동기화 솔루션을 사용하느냐 마냐의 선택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냐 마냐가 결정될 것이다.

     

    보안/ 이식성

    외국 포럼에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보안성/ 신뢰성을 이유로 업체에 동기화를 위임하는 모델보다, 내 스스로 동기화 옵션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Roam이 언제까지 저 서비스를 지원해줄 것인지? 그리고, 내 데이터를 제 3의 업체에 장기간 믿고 맡길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을 우려하면서 Roam Research보다 Obsidian을 더 나은 선택으로 꼽기도 한다.

    로컬에 파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Obsidian은 이후 Obsidian이 아닌 다른 솔루션으로 옮겨가는 순간이 오더라도 자신의 로컬에 데이터가 우선적으로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덜할 것이다.

     

    사용자화, 다양한 플러그인, 커뮤니티 지원

    Roam 플러그인은 층이 얇다. Javascript의 일부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이 공유하고 있긴 하지만, Obsidian의 활동적인 커뮤니티와 다양한 플러그인에 비하면 제약이 큰 편이다.

     

    결론 - 선택은 각자의 몫

    • 입력하는 방식의 차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Roam은 Workflowy, Dynalist와 같은 형식의 입력 방식을 가이드한다. 즉, 모든 입력항목이 하나의 bullet으로 아웃라인 형태로 기록되게 된다. 따라서, 다소 딱딱 끊어지는 아이템 레벨의 표기/ 접근에 보다 적합해 보인다. 반면, Obsidian은 보다 자유로운 에디터의 형식이다. 일반적인 글을 작성하는 도중 연관 키워드나 문맥화/ 정보화가 가능한 부분에 백링크 마크를 달아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액션 수준의 아웃라인 잡기 보다 상대적으로 긴 호흡의 글 짓기, 컨텐츠에 보다 적합해 보인다. 물론, 풍부한 플러그인의 도움으로 아웃라이너의 역할도 커버할 수도 있다.
    • 적합한 작업 유형에 맞게 고르자
      유튜브에서 발견한 영상 중, Why Obsidian will Overtake Roam이라는 제목의 콘텐츠를 본 적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x54XJrECvk)-- Roam Research: Connector - Datbaser
      -- Obsidian: Connector - Writer
    • 로 분류해 놓았다. 즉, 데이터를 연결하되 차곡차곡 쌓고, 그 정보를 활용하는 사람들이라면 Roam이 괜찮은 선택일 것이지만, 모은 정보를 연결해서 어떤 글을 더 쓰려고 하는 케이스라면 Roam보다는 Obsidian이 보다 나은 선택일 것이라는 분류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부분은 두 개의 툴을 쓰다보면 좀더 공감할 수 있을텐데 Outline 형식의 글쓰기를 해야 하는지? 혹은 일반적인 글쓰기를 해야 하는지의 사용자 경험에 따라 본인이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 영상에서 여러 노트 앱들을 적합한 유형별로 분류해 놓아서 흥미로웠는데,
    • 백링크가 만능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백링크가 아니라 백링크 할아버지가 와도, 자동으로 모든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스스로 문서의 퀄리티를 높이고, 스스로의 방향에 맞게 끊임없이 가꿔야 한다. 내용을 업데이트하고, 링크도 업데이트 해주지 않으면, 파편화된 정보가 자연스럽게 자기들끼리 찾아가서 달라붙지 않는다.

     

    참고

     

    workflowy - 생각 정리 툴

    여러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생각의 아웃라인을 잡기 좋은 툴들이 많지만 가볍게 쓰기 좋은 툴로 역시 workflowy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불릿 형태로 내용을 쉽게 편집할 수 있다. 다양한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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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ynalist - 업그레이드된 Workflowy

    Workflowy는 심플하다. 기능이 적지만, 그만큼 outliner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 아웃라인을 잡으면서 생각을 정리한 후에, 다른 곳에 아이디어를 정리하면서 옮겨 쓰고 아웃라인을 정리하고 버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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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리뷰] 제텔카스텐 - 글 쓰는 인간을 위한 두 번째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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